2012. 3. 8. 16:51ㆍ일상 생활정보.
서울시와 파주시, 고양시 시민들은 누구나 이달부터 골분을 나무 주위에 묻는 방식의 수목장(樹木葬)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1묘지 1만4710㎡에 추모목 370그루가 심어진 수목형 자연장 묘역을 조성했다고 5일 밝혔다. 국내에서 수목장은 일부 사찰이나 교회, 인천시, 산림청 등이 조성ㆍ운영한 사례가 있으나 서울시가 조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이 묘역을 서울시민, 경기도 파주시민과 고양시민이 이용할 수 있고, 서울시립장사시설의 묘지나 납골당 사용자들도 수목장을 신청해 옮겨갈 수 있다고 밝혔다. 수목장 묘역에는 총 3065위를 안치할 수 있으며, 이용하려면 5일부터 서울시립승화원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사용료는 서울ㆍ파주ㆍ고양의 일반시민은 50만원, 기초생활수급자와 국가유공자는 25만원이고, 사용 기간은 40년이다. 안치 방법은 추모목을 중심으로 1m 내외의 위치에 골분을 흙과 함께 지름 15㎝ 크기로 50㎝ 깊이로 묻으면 된다.
한 나무에 최대 12위 이내로 묻을 수 있고 골분 사이 거리는 80㎝ 안팎을 유지해야 한다. 추모목의 총 수는 370그루로 나무당 최대 12위를 안치하면 최대 4440위를 안치할 수 있으나 나무와 나무 사이 거리, 경사진 지형 등을 고려해 총 3065위를 안치할 수 있는 규모로 꾸몄다고 서울시 측은 설명했다. 추모목은 사전에 예약할 수 없고 매매 또는 양도ㆍ양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서울시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1묘지에 조성한 자연장 묘역에 들어선 추모목.
서울시는 자연재해나 다른 사유로 추모목이 고사되거나 훼손됐을 경우 동일 수종이나 유사 수종으로 대체해 식재할 계획이다.
유족이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150㎠ 이하 크기로 이름, 생년월일, 사망일자를 기록한 표지를 설치할 수 있다.
서울시는 수목장 조성과정에서 경기도 파주시와 갈등을 빚었으나 인근 마을에 주민 편의시설과 도로 등을 설치해 주는 조건으로 이곳에 결국 수목형 장지를 조성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묘지가 전 국토의 1%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자연장이 합당한 장사정책이라는 판단에 따라 수목형 장지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8년 11월 자연장의 한 형태인 잔디형 장지를 개장해 지난 1월 말까지 1357위를 안치해 오고 있다.
수목장은 묘지시설은 필요한데 국토가 좁아 곤란을 겪던 스위스가 지난 1999년 1월 처음 도입했고, 국내에서는 일부 사찰이나 교회에서 먼저 운영해오다 일부 지자체, 정부 등이 뒤따라 도입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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