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는 가습기, "끓여서 식힌 물 사용하세요"
가습기 살균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건조하고 차가운 겨울이 다가오면서 코가 예민한 사람들은 적절한 습도 유지가 코 질환 예방에 가장 중요하지만 가습기를 사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산모나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걱정이 더욱 더 커진다. 그러나 가습기 없이 건조한 공기를 견디는 것보다는 가습기를 잘 관리해 쓰는 것이 현명하다. 안전한 생활 습도 유지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가습기, 하루 한번 ‘씻고 닦고 말리고’
지금까지 확인된 가습기 살균제 관련 사망사고를 살펴보면 원인은 가습기 자체가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로 밝혀지고 있다. 즉 가습기 살균제 없이 물만 넣어 사용하는 경우는 위험요인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안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습기는 그 특성상 늘 젖어 있을 수밖에 없고, 가습기의 구조도 꼼꼼하게 구석구석 닦기 힘들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제를 사용하면 가습기 분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세제로 씻을 수도 없다. 이런 여러 가지 걱정에도 불구하고 가습기를 버릴 수 없는 것은 실내습도를 유지하는데 가습기만큼 편리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실내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를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가습기의 위생상태다. 자칫하면 가습기가 커다란 세균 분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끓여서 식힌 물이나 정수한 물을 사용하고 하루 사용한 뒤 남은 물은 반드시 버린다. 물은 공기 중에 방치되면 세균이 번식하는 등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시는 생수도 뚜껑을 연 뒤 1~2일 내에 마시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둘째, 가습기의 급수통은 청소 후 반드시 완전 건조시킨다. 가습기의 청소에는 신경 쓰면서 건조는 잊어버리기 쉬운데, 씻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말리는 일이다. 직사광선에 건조시키면 살균효과도 있다. 셋째, 가습기 물은 살균을 위해 끓여서 식힌 물이나 정수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물 이용한 가습은 보조적으로 활용해야
가습기 관리를 철저히 하기 힘들다면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습도 유지가 가능하다. 빨래를 실내에서 건조하는 방법도 많이 이용하는데, 방마다 이렇게 하기는 어렵다. 밤새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으로는 옷걸이에 수건을 길게 늘어뜨려 빨래집게로 고정시키고 한쪽을 물을 채운 대야에 담가둔다. 수건이 건조되면서 계속 수분을 빨아들이므로 물이 마를 때까지 지속적으로 습도가 유지된다.
잎이 넓은 식물을 실내에 두는 것도 습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식물은 뿌리에서 흡수한 수분을 잎을 통해 배출하는 증산작용을 하는데 온도가 높거나 바람이 불고, 건조할 때 더 활발해진다.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에서는 식물의 가습 작용이 더 원활하다. 하지만 식물만으로 습도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보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 밖에도 촉촉한 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아침 저녁으로 식염수 코 세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척방법은 간단하다.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를 일회용 주사기에 30~50㏄정도 담아 한쪽 콧구멍을 통해 조심스럽게 밀어 넣어 반대쪽 콧구멍으로 흘러나오도록 한다. 식염수를 넣을 땐 숨은 참고 입은 벌리고 있는 것이 좋다. 가볍게 '아~‘ 소리를 내주면 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지면서 숨은 멈추게 된다. 다만 식염수를 너무 세게 밀어 넣으면 귀와 연결된 이관을 통해 식염수가 역류해 중이염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