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2. 12:49ㆍ세상사는 얘기
↑ 쉐어하우스로 변경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코쿤하우스 제공.
↑ 네이버 방 구하기 카페 '피터팬'에 올라온 '쉐어하우스' 입주자 구인글/피터팬
은퇴한 조모(66)씨는 최근 마포구 신수동에 전용면적 60㎡(약 22평)짜리 단독주택을 보증금 5000만원, 월세 50만원에 빌렸다. 조씨는 방 3개, 욕실 1개가 있고 아담한 마당이 있는 이 집을 '쉐어하우스'로 탈바꿈했다. 큰 방은 60만원, 작은 방 2개는 각각 50만원에 월세(전차)를 주는 방식이다. 간단한 리모델링 비용과 침대, TV, 식기 등에 대한 투자 100만원은 조모씨가 직접 부담했다. 이곳에 살게 될 전차인 3명으로부터 받는 월세는 총 160만원. 여기서 집주인(임대인)에게 조씨가 매달 지불해야하는 월세 50만원을 제외한 월 110만원이 고스란히 조씨 수입이 된다. 처음 두 달 정도는 지출할 돈이 많지만 3개월째에 접어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조씨는 보고 있다.
조씨는 "금리가 낮아서 은행에 돈을 넣어둬봤자 이익이 쌓이지 않는다"며 "은퇴자금을 그대로 월세 보증금으로 박아넣고 매달 조금이라도 현금을 벌어 용돈으로 쓰기 위해 쉐어하우스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모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이 집을 찾아 불편 사항을 듣고 전차인들이 거실·주방·화장실·마당 등 공동시설을 파손하지 않고 사용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강서구 목동에 사는 박모(55)씨는 퇴직 후 투자처를 물색하다가 인천공항 근처에 상가건물을 매수한 후 쉐어하우스 40실을 만들었다. 대출 3억원을 받은 뒤 건물 매수에 6억원, 시설공사 3억원을 합쳐 9억원을 투자했다. 1실당 입실료는 월 35만원으로 책정했다. 40실에서 나오는 월 매출 1400만원 중 공실 10%를 감안한 매출 1260만원에서 운영비와 이자 400만원을 공제하면 매월 860만원의 순수익을 얻는 셈이다.
쉐어하우스는 주방, 거실 등 공동으로 쓰는 공간을 두고 방은 단독으로 사용하는 공동 거주 시설을 말한다. 입주자(전차인)의 경우 보증금을 따로 내지 않고 월세만 내면서 기존의 원룸에선 누릴 수 없던 공동 공간까지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00만원~20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월세 보증금에 대한 부담 없이도 상대적으로 널찍한 집에서 살 수 있고, 월세 보증금과 기타 가스비, 전기세 등은 입주자들끼리 균등하게 나눠서 지불하면 된다.
이런 쉐어하우스에 대한 수요는 수년전부터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 위주로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기존 임대 주택과 같이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사업체도 생겨났다. 기존의 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빌려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업체가 따로 있고, 입주자가 모여서 월세를 내면서 생활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쉐어하우스 업체들로 '보더리스', '함께 꿈꾸는 마을', '우주',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등이 있다.
이와 별개로 개인 투자자들의 쉐어하우스 운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쉐어하우스를 통해 매달 얻게 되는 현금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이태원동의 명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쉐어하우스에 입주하려는 수요나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을 쉐어하우스로 꾸미려는 집주인들이 꽤 있는 편"이라며 "쉐어하우스 입주 월세는 평균적으로 1인당 30~40만원에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쉐어하우스는 대부분 대학 상권을 위주로 생겨나고 있다. 특히 1년 12개월 중 4개월의 방학을 보내는 대학생들의 경우 1년 단위로 보증부 월세보다는 1개월 단위로 거주가 가능한 쉐어하우스를 선호한다.
임대수익형 부동산 전문업체인 코쿤하우스의 고종옥 대표는 "쉐어하우스는 경험이 많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하고 10년 넘게 성업중인 업종이어서 한 순간 유행으로 끝나버리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성북구, 노원구, 서대문구 등 대학들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에서 수요가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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