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절실한가요?

2014. 12. 4. 09:47세상사는 얘기

[일기쓰기와 메모지]

 

서점에 가면 글쓰기와 관련된 책이 빽빽하게 꽂혀있다.

몇 권만 읽으면 글이 술술 써질 것 같아 나도 여러 권 사서 읽었으나 글은 이론만으로 써지는 게 아니었다.

정말로 제대로 된 글을 쓰고 싶은데 서두부터 막막하다면, 가끔이라도 진지하게 일기를 쓰는 게 글쓰기와 친해지는 방법이다.

 

일기를 자기 전에만 쓰려고 하지 말고 언제 어디서라도 쓸 수 있도록 메모지를 준비해서 다니면 좋다.

주제가 하루에 두 가지, 세 가지일 때도 있는데 그대로 적어둔다.

당장 글감의 재료가 안 되더라도 짧게 한 편 만들어두면 언젠가 생활글이나 수필로 완성하기가 쉽다.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일기 쓰기를 권하는데, 대부분 며칠 하다 그만두었다고 한다.

글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아침에 일어났던 일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십상인데 메모해서 나쁠 게 뭐 있겠는가.

더구나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일기 몇 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누가 볼지 모르는 글을 쓸 수 있겠는가.

 

물론 글재주가 뛰어나 컴퓨터 앞에 앉으면 즉석에서 글 한 편 뚝딱 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또 하룻밤에 수필 한 편 마무리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타고난 재능이 없어서인지 종일 고치고도

다음날 또 다음날도 글꼬리를 붙들고 씨름하곤 한다. 내가 이기는 날도 있으나 내가 백기를 들기도 한다.

그동안 진을 뺀 걸 생각하면 오기가 생겨 삭제해 버리고 싶지만, 아니꼬워도 마음을 다스리고 서랍 속에 넣어둔다.

 

[열정과 인내]

 

글쓰기는 열정과 인내가 결정한다. 어떤 일이든지 절실해야 인내도 생기고 즐겁게 지속할 수 있다.

그래야 능률이 올라 결과도 만족스럽다. 음식 만들기와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먹고 싶다고 해야 더 정성이 들어가는 것과 같다.

글쓰기는 '뮤즈'(예술의 신)의 영역이 아니라 '헤파이스토스'(노동의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있듯이 장거리로 보고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노동만 있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상상하지 못할 행복함도 맛보게 한다.

 

[멘토가 중요하다]

 

글 쓰는 사람으로부터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상대를 보면 부럽기도 한 반면 항상 긴장되어 노력할 수밖에 없어서이다.

반대로 그걸 등한시하고 열등감으로 바라보면 훌륭한 작가가 가까운 곳에 있어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퇴보하기 쉽다.

이건 겸손을 말함이며 모르는 게 있으면 손자한테도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이트와 달리 유어스테이지에서는 글쓰기의 기본이 부족하면 블로그와 커뮤니티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리포터님들의 글 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른 일을 하다가 유어스테이지에 와서 글이란 걸 처음 써봤다는 분도 있지만,

그러한 분들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자서전을 쓰고 책을 냈다는 건 놀라운 발전이다.

그건 작가의 열정과 인내도 있었지만, 잘 이끌어주는 멘토를 만났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를 찾아주는 네티즌들에게 보여줄 게 있다는 것은 보람도 있고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숨어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부족한 글을 만천하에 노출한다는 건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내 일상에서 글쓰기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 상상해봤더니 생활 절반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절실했기에 오늘까지 왔다.

 

 

                                          [시니어리더님들이 낸 자서전의 일부]              <시니어리포터 조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