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 여기 어때요? 여수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

2013. 4. 12. 13:46여행.관광·정보

이탈리아의 나폴리, 호주의 시드니,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천혜의 자연환경과 주변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뤄 세계 3대 미항이라고 불린다. 여기에 대한민국 여수가 세계 4대 미항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한반도의 끝자락 남해안에 위치한 여수는 자연과 인간이 소통하고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볼거리와 즐길거리, 입맛 자극하는 먹을거리까지 가득한, 맛과 멋을 아는 진정 아름다운 항구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모두 품은 곳.

 

여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오동도다. 섬이라고 하지만 방파제가 연결되어 걸어갈 수 있다. 방파제의 벽화를 구경하며 느릿느릿 걸어가도 좋고 동백열차를 이용해도 좋다. 오동도 선착장에 이르면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음악분수를 만나게 된다. 봄날의 나른함을 잊게 해주는 경쾌한 분수 쇼에 정신이 번쩍 든다.

오동도에는 동백나무와 대나무의 일종인 시누대가 유난히 많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시누대 터널을 지나면 오동도 등대와 전망대가 보인다. 그곳에 올라가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여수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혜다. 푸른 바다와 반짝이는 물결이 어우러져 멋진 앙상블을 이룬다. 바람이 많이 분다는 바람재에 오르면 물살을 가르며 바다를 유영하는 집채보다 훨씬 큰 선박들이 눈에 들어온다. 상대적으로 자그마한 어선들은 만선의 꿈을 이룬 듯 힘차게 항구로 빨려 들어온다. 시원한 바닷바람은 언덕을 오르면서 등줄기를 적셨던 땀을 상쾌하게 식힌다. 수면 위로 은갈치가 헤엄을 치는 듯 은빛으로 일렁이는 바다가 미항의 존재감을 뽐낸다.

오동도에 동백나무가 많은 이유는 전설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젊은 부부가 오동도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도적 떼가 나타나 부인을 겁탈하려 했다. 힘없는 여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는 바다에 몸을 던지는 것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뱃일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은 싸늘하게 식은 아내의 시신을 발견하고는 땅에 묻고 슬픈 나날을 보냈다. 이후 무덤가에 피기 시작한 꽃이 동백꽃이란다. 그래서일까, 동백꽃의 꽃말은 '그대를 누구보다 사랑합니다'이다.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듣고 나면 꽃송이째 바닥에 툭 떨어진 동백꽃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동백섬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따사로운 햇볕에 잠이 밀려온다면 그냥 벤치에 기대어 눈을 감아보자. 콧잔등을 간질이는 봄바람이 요람을 흔드는 손길처럼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진남관의 규모에 입이 쩍 벌어져...

 

 금슬 좋은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뒤로하고 진남관을 찾았다. 높은 계단에 올라서서 문턱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입이 쩍 벌어진다. 좌우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어마어마한 건축물 때문이다. 지방관아 건물로는 최대 규모인 이곳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진남관의 68개 기둥을 모두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한아름이 넘는 굵은 기둥은 진남관의 위용을 드높이기에 충분하다. 출입문 옆에 서 있는 석인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 왜구를 교란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섬세한 조각이 무뎌지고 투박해졌지만 제작 당시에는 도포 자락까지 정교하게 표현됐다고 한다. 진남관에서 내려다보는 여수 시내의 풍경도 멋지다.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 분주하게 일상을 보내는 여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행자로서 여유를 누릴 수 있음에 절로 감사하게 된다.

진남관 뒤편으로 발길을 돌리면 골목길이 나온다. 크고 작은 집들은 가파른 언덕에 터를 잡은 탓에 걸음걸음을 내딛는 것이 녹록지 않다. 하지만 여수 사람들의 일상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진남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료는 없다.

만져보고 체험하는 해양수산과학관

태평양을 품은 여수에는 해양 관광자원이 많다. 그중에서 해양수산과학관은 바닷속 생물들의 신기한 모습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어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은 찾아볼 만한 곳이다. 수족관에서 가장 '잘나가는' 주인공은 바다거북이다. 느릿느릿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세월이 좀먹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그 외에 1백여 종에 이르는 5천여 마리의 바다 생물들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수조는 어린이 눈높이에 딱 맞는 체험학습장이다. 작은 수조에 들어 있는 해양 생물들을 근접해서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덕분에 시냇물에서 해양 생물을 직접 보는 듯한 착각이 밀려온다. 멋진 배경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바닷속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3D 영상관은 물고기들과 함께 수영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관람료는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봄날의 나른함을 잊게 하는 재미있는 드라이브

운전대를 잡은 아빠의 눈은 무겁기만 하다. 봄날의 나른함이 눈꺼풀을 점점 내려오게 하기 때문이다. 남녘바다의 봄바람은 여행객의 옷을 벗긴다. 향일암을 찾아가는 길, 차창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바다 내음을 잔뜩 품고 있다. 무거운 눈꺼풀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것도 잠시, 구불구불한 길이 잠을 내쫓는다. 똬리를 튼 뱀이 은근슬쩍 고개를 하나 넘는가 싶은 길을 지나고 났더니 이제는 곱창처럼 배배 꼬인 길이 나온다. 향일암으로 가는 길에 방죽포해수욕장에 잠시 들러보자. 이곳은 모래가 유난히 곱다. 바람도 멎은 듯 고요한 봄 바다가 나른함을 더한다. 앞에는 바다가 펼쳐지고 뒤로는 여수의 별미 갓김치의 재료인 갓이 융단처럼 깔린 밭이 자리하고 있다.

20여 분을 달려 드디어 향일암 입구에 도착하면 진입로에 즐비한 갓김치와 말린 홍합, 굴 등을 판매하는 시식 코너로 발길이 닿는다. 1천원을 내면 막걸리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갓김치와 홍합 등을 안주로 삼으면 된다. 1천원으로 이처럼 호사를 누릴 수 있다니 역시 여수로 오길 잘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해본다.

일주문과 좁은 석문을 통과하면 드디어 향일암에 도착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다보는 남해의 풍광은 도심의 찌든 때를 벗겨내기에 충분하다. 시원한 망망대해와 눈 맞추기를 한 뒤 향일암을 내려오는 여행자들의 손에는 갓김치를 담은 아이스박스가 하나씩 들려 있다.

 

여수, 야경을 탐하라

 

돌산공원은 여수 10경(진남관, 오동도, 향일암, 돌산대교,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자만 갯벌, 영취산 진달래, 사도, 거문도 등대, 백도)의 하나인 돌산대교의 야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다. 해가 지고 나면 길이 450m의 대교에 조명이 밝혀진다. 긴 궤적을 남기며 다리를 오가는 차량 행렬은 낮에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비경이다.

진달래로 유명한 영취산에 올라가면 여수의 밤을 밝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를 볼 수 있다.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의 불빛은 여수의 생생한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한다. 낮에는 바다와 섬들이 삭막한 산업단지를 포근하게 감싸고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보석처럼 빛난다. 야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대가 조성돼 있으며 포토존 이정표가 친절하게 설치돼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수 밤바다의 낭만에 빠지고 싶다면 거북선 야경 투어 상품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4월부터 10월까지 유람선을 운행하는데 저녁 7시 30분 오동도 음악분수대 앞에서 승선한다. 오동도를 출발해서 박람회장 내 빅오(Big-O), 거북선대교, 이순신광장, 장군도, 돌산대교를 거쳐 오동도로 돌아온다. 소요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탑승료는 어른 1만5천원, 만 12세 이하 7천5백원이다.
문의 (주)한려수도 061-644-6255, 6

여수 10미를 맛보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환경이 좋은 여수는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일명 여수 10미(돌산 갓김치, 서대회, 군평서니, 갯장어, 게장백반, 한정식, 해물탕과 찜, 생선회, 굴구이, 장어구이)로 잘 알려진 맛깔스러운 음식이 식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4월에 먹기 좋은 것으로는 첫 번째 장어구이다. 장어는 구이나 탕으로 즐겨 먹는다. 봄철 나른해지는 몸에 활력을 보충하기에 더없이 좋은 음식이다. 경도회관(061-666-0044)은 여수항을 바라다보며 장어를 맛보는 낭만이 있다. 갯마을 장어탕(061-643-2477)의 장어는 소금만 살짝 뿌려 숯불에 담백하게 구워내는 맛이 일품이다. 두 번째로는 이순신 장군이 즐겨 먹었다는 군평서니(금풍생이)다. 다소 이름이 생소하지만 여수 사람들은 굴비보다 값을 더 매긴다고 할 정도로 그 맛을 최고로 꼽는다.

 

 

생김새는 험상궂지만 내장부터 머리까지 모조리 먹을 수 있을 만큼 입맛을 사로잡는 맛이다. 소금구이, 양념구이로 주로 먹는다. 구백식당(061-662-0900)은 각종 매스컴에 자주 소개된 여수에서 알아주는 맛집이다. 세 번째로는 1년 이상 발효시킨 막걸리 식초를 넣어 무쳐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서대회무침을 들 수 있다. 입맛을 잃기 쉬운 봄날에 먹으면 입맛을 돋워준다. 막걸리 식초가 비린내를 잡아줘 한 번 맛본 사람은 또 찾는다고. 여정식당 여문점(061-652-8878)은 여수YMCA가 선정한 최고의 맛집이다. 네 번째는 밥도둑 게장백반이다. 주로 돌게를 사용하는데 봉산동 게장거리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독특한 향으로 유명한 돌산 갓김치다. 여수 돌산 갓김치의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여수 시내 시장보다 향일암 주변에서 구입하는 게 저렴하다.

여행 정보

▶찾아가는 방법

●자가용 서울에서 4시간 30분 소요
●항공 김포와 여수 사이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3회 이상 운항
●기차 용산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KTX가 매일 6회 운행(새마을호, 무궁화호 수시 운행)
▶시티 투어향일암 코스, 역사유적 코스, 야경 코스가 운영되며 이용료는 어른 5천원,
고교생 이하 2천5백원. 여수엑스포역에서 10시에 출발하며 7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여행 문의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관 061-644-4136, www.jmfsm.or.kr
●여수시 관광 안내 061-1330
●시티 투어 061-666-1201, 2(오동관광)

 

이곳도 좋아요! 영취산 진달래축제

 

매년 4월 초가 되면 영취산은 새색시 치마보다 더 고운 진달래꽃으로 물든다. 어른 어깨 정도 높이의 진달래나무에 매달려 진분홍의 자태를 뽐내는 그 모습이 봄날의 정취를 한껏 달아오르게 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1시간 코스에서 3시간 코스까지 다양하다.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어 남녀노소 찾는 이가 많다. 영취산 진달래축제는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1 못생겼지만 맛은 일품은 군평서니. 2 잃었던 봄날의 활기를 충전시키는 장어구이.

3 동백섬 카페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이 낭만을 더한다. 4 새콤달콤한 서대회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