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때문에 속 터지던 사람들 '희소식'

2013. 3. 13. 17:29세상사는 얘기

KAIST, 와이파이보다 50배 빠른 RF칩 개발
5GB 초고화질 영화 5.4초만에 다운로드

 

 

평소 와이파이(WiFi)를 이용해 영화를 다운받아 즐기는 직장인 최성환(34)씨는 적어도 수 분이 걸리는 다운로드 시간이 불편하기만 했다. 예전보다 다운로드 시간이 줄었지만 영화를 내려받는 동안에 다른 일을 하기도 쉽지 않아 멍하니 화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영화와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저당된 풀HD급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무선 칩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지능형RF연구센터가 와이파이보다 50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무선 송수신 RF칩'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개발된 RF칩을 활용하면 5GB 용량의 DVD급 영화 한 편을 단 5.4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흔히 많이 쓰고 있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이용하면 같은 양을 다운로드 하는 데 각각 3분8초와 208분53초가 걸린다.

의료 분야의 경우 케이블을 달아 이뤄지는 내시경 수술이 무선으로 전환될 수 있다. 현재의 무선 데이터 송수신 기술로는 내시경 수술을 하더라도 다소의 끊김현상 때문에 정확도를 기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RF칩을 내시경에 삽입하면 이런 끊김현상 없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면서 수술이 가능하다.

KAIST 연구센터에 따르면 RF칩은 60㎓ 대역에서 1초당 10.7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송신과 수신 안테나를 합쳐 크기가 작고 전력도 적게 소모한다. 특히 60㎓ 대역의 칩은 10.7Gb/s 속도로 전송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와이파이 속도인 200Mb/s(초당 2억비트)의 50배에 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와이파이망에서 고화질 동영상을 전송하려면 데이터 크기를 줄이기 위한 압축과정이 필요했다. 압축과정에서 데이터가 손실되거나 왜곡될 수 있고 완벽한 실시간 전송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RF칩을 이용해 스마트폰에 저장한 풀HD급 고화질 동영상을 압축하지 않고 직접 HDTV로 송신하는 데 성공했다. 또 데이터 신호가 '0'일 때는 전파를 보내지 않고 '1'일 때만 보내는 'OOK(On-Off Keying)' 방식을 이용해 칩의 전력소모를 대폭 줄였다.

압축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손실 걱정 없이 고화질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전용 케이블이 없더라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휴대기기에 담긴 고화질 동영상을 HDTV나 빔프로젝터를 통해 손쉽게 볼 수 있다. 박철순 KAIST 지능형RF연구센터장은 "3D와 같은 고화질 동영상 감상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있는 핵심기술"이라며 "디지털TV와 이동단말기, 카메라, 내시경과 같은 의료 분야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