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또 쓰고… 일회용 명찰을 떼~

2012. 6. 20. 11:09일상 생활정보.

 

쇼핑백 쓰레기봉투로 활용

뗐다 붙이는 스카치
테이프

서너번 빨아쓰는 키친타올    재사용 제품 속속 등장 인기


기술발달·소비트렌드 변화,   사용기준 마련·대상 늘려야


빈병, 토너 카트리지 등 경질 제품에 이어 최근 들어 쓰레기 종량제봉투, 키친타월, 건전지, 종이컵일회용품군에서도 재사용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녹색소비 경향이 확산되면서 다양하고 소비효율이 높은 ‘재사용 제품(reusable product)’이 잇달아 등장하는 중이다. 

가계에 도움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시대에 걸맞게 친환경적이어서 빠른 속도로 사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우선 이달부터 대형마트의 일회용 비닐백 판매가 금지되면서 쓰레기 종량제봉투가 쇼핑백처럼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정부는 올 들어 각급 지자체를 통해 일회용 비닐봉투를 재사용종량제 봉투로 대체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쇼핑봉투로 일회용 비닐봉투를 구입하는 대신 재사용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쇼핑봉투로 활용하고, 가정에서는 종량제 봉투로 사용해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사무실이나 주방의 각종 소모품도 재사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쓰리엠은 지난해 스카치테이프를 여러 번 떼었다 붙여도 불편함이 없는 제품을 개발했다. 종이컵도 실리콘막을 입혀 방수기능을 강화해 3∼4회 쓰게 하거나(엘스텍), 천연펄프 재질의 그릇(크린랩)도 다회용으로 만들어 출시되고 있다.

디지털상품권(홈플러스)도 한 번 사용으로 수명이 다하는 게 아니라 잔액충전을 통해 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재사용 제품이 늘고 있다. 이런 재사용 제품은 자원절약과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방의 일회용 키친타월도 서너 번씩 빨아쓰는 추세다. 유한킴벌리(빨아쓰는 스카트), 쌔니탈(항균 키친타월) 등은 펄프 재질의 키친타월을 항균력이 유지되면서도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이밖에 위생장갑, 제습제 등도 빨거나 말리면 몇 번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건전지도 2000회 이상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제품(산요)이 나왔다.

최근에는 일부 논란이 있지만 기내용 플라스틱 컵, 포크, 숟가락뿐 아니라 커테터, 주사바늘, 칼날 등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도 해외에서 시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활용(Recycle)이 쓰고 난 물건과 재료만을 모아 공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재사용(Reuse)은 한 번 쓰고 버리던 것을 2회 이상 사용함으로써 재활용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자원순환 효과를 얻게 된다. 한 유명 경제연구소가 올 초 전망한 ‘10대 소비 트렌드’ 중 ‘친환경 고효율 소비’가 생활에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녹색소비 경향은 덜 쓰기 또는 적게 쓰기(Reduce)와 재활용(Recycle)에서 재사용(Reuse)이 새로 추가된 셈이다. 특히 소재와 제조기술의 발달로 여러 번의 재사용은 기능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재사용에 대한 안전 및 제조기준을 정해 대상을 늘려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사용 제품은 한번 쓰고 버리는 제품에 비해 가격이 조금 높지만 녹색소비와 절약살림 기조에 따라 최근 들어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정부도 재사용 제품의 권장 수준을 넘어 의료기기나 위생용품 등까지 재사용 기준을 정해 사용을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