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WCC 선정 생태관광지 거문오름과 올레길 가보니..

2012. 1. 7. 11:50여행.관광·정보

2012 WCC 선정 생태관광지 거문오름과 올레길 가보니..

[세계일보]전 세계 환경·생태전문가 1만여명이 올해 한국으로 몰려온다.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에 열리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이하 2012 WCC)’에 참가하는 180여개국 회원들이 제주를 찾는다. 이들은 회의 중 혹은 회의를 마친 후 거문오름과 올레길 8코스 등 제주 2곳을 포함해 2012 WCC 조직위원회가 엄선한 전국의 대표적 생태관광지 25곳을 선택 방문한다.

2012 WCC 조직위가 선정한 우리나라 대표 생태관광지 25곳은 제주도 두 곳을 포함해 순천만과 낙안읍성(식물), 창녕 우포늪과 억새평원(조류·식물·어류·파충류·패류·포유류·양서류), 서산 천수만간월도(조류), 부산 낙동강하구 을숙도(조류·식물), 태안 신도리사구와 두웅습지(식물·파충류·양서류) 등 25곳이다.

거문오름 분화구 안의 삼나무 군락.
이 중 제주도의 거문오름과 올레길 8코스는 2012 WCC 참가자 대부분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세계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에 ‘세계 7대 자연경관’에까지 선정된 제주에서도 국립공원인 한라산을 제치고 우리나라 대표 생태관광지로 선택받은 거문오름과 올레길 8코스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

거문오름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마을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는 오름으로 사전 예약자에 한해 하루 3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자갈과 돌이 얽혀 있는 숲이란 의미의 ‘곶자왈’ 속에 살아 숨 쉬는 다양한 희귀식물과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아 제주가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곳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만장굴을 포함해 김녕사굴, 용천굴, 당처물동굴, 벵뒤굴 등의 형성이 모두 거문오름에서 비롯됐다. 분화구 내부엔 삼나무가 울창한 수림을 이루고 있고, 화전민이 사용하던 숯가마터와 화산탄, 풍혈,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일본군 갱도진지, 4·3사건 유적지 등 역사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제주도에 있는 368개의 오름 중에 가장 늦은 시기인 10만∼30만년 전에 형성됐다.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된 중문대포해안의 주상절리대. 바다와 주상절리와 여객선이 있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월평과 대평리까지 17.6㎞ 구간인 제주 올레길 8코스는 갯깍 주상절리로 유명한 곳이다. 여러 가지 성분이 섞인 용암덩어리가 평행 또는 수직으로 흐르다 바닷물과 만나 형성된 갯깍 주상절리는 8코스 내내 만날 수 있다. 특히 2㎞에 달하는 중문대포해안의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보호되고 있다. 깎아지른 주상절리대 사이에 선사시대 유적과 자연동굴이 있는 해병대길도 걸어볼 만한 코스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도 꼭 추천하고 싶은 관광코스다. 백록담이 옮겨왔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산방산은 융기한 화산으로 경사가 급하다. 정상은 통제하고 있지만 산 중턱에 있는 동굴까지만 올라도 제주에 온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산방산에서 내려다보면 용이 머리를 쳐들고 승천하려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용머리해안이 기묘한 형태를 띠고 있어 사진 마니아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명소가 되고 있다. 이런 곳을 두고 굳이 외국 여행을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절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