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정한성 교수팀, 치아발생과정 첫 규명 "줄기세포 기반 신약 개발"
고가논란을 빚고 있는 임플란트를 대체할 기술은 없을까.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전남 광주에서 치아재생기술 등에 대한 기초 의과학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의과학은 환자를 치료하고 기존 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 정복 방법을 찾는 기초과학이다.
연세대 치대 정한성 교수팀은 줄기세포를 활용, 치아를 재생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치아가 붙어서 나는 쌍생치아(double tooth)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치아의 발생 과정을 밝혀내 올해 국제학술지 '디벨롭먼트(Development)'지에 실었다. 암 발생의 핵심 유전자인 윈트(Wnt) 신호가 2개 유전자(Shh, Sostdc1)와 상호작용하면서 정상적인 치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임신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3개 유전자 신호가 어그러지면 쌍생치아가 다수 형성된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 치아 28개(사랑니 제외) 각각에도 이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치아 줄기세포가 세 가지 유전자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으면서 어금니, 송곳니, 앞니 등으로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최종 목적은 잇몸 등에 줄기세포 기반 신약을 주사해 새 치아를 솟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먼 꿈 같은 얘기다. 줄기세포를 쥐 안에 주입하기 위해 사용한 바이러스 시스템을 인간에게도 사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의료진은 줄기세포를 특정 부위에서 원하는 기능으로 정확히 분화시키기 위해 타깃 발굴 능력이 뛰어난 바이러스에 넣어 체내에 주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은 이런 걸림돌을 제거할 때 시작된다. 정 교수는 "세계 어디서든 환자에 대한 치료 기술은 별 차이가 없지만 기초의과학은 천차만별"이라며 "임상치료와 기초의과학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광범위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박경표 교수팀은 노인성 질환인 구강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폐경기 이후 여성이 잘 걸리는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의 대표 증상인 구강·안구건조증을 분석하다 이뤄낸 성과다.
연구팀은 쇼그렌 증후군의 환자 혈청에서 분리한 자가면역 항체가 체내 특정 신경전달물질 수용체(무스카린 타입 Ⅲ)를 억제시키며, 이 효과가 식도 위 장 등 평활근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무스카린 타입 Ⅲ 수용체를 정상으로 되돌리면 구강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해성 기자ihs@hankyung.com
■ 자가면역질환
항체가 우리 몸 안의 정상적인 세포나 기관을 세균 등 항원으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는 질환으로 류머티스관절염 루프스 등이 있다.
■ Wnt 신호전달
암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전자. Wnt 신호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종류의 암이 번지고 전이가 된다는 사실이 의학계에서 입증돼 있다. 1989년 노벨생리의학상의 주제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