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선고 받았던 癌보험 '화려한 부활'

2013. 4. 18. 12:59유익정보&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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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10년 이상 축적된 통계 분석… 신상품 잇단 출시] 2006년 이후 사실상 퇴출 - 인기 끈 보험사 대표 상품, 암환자 증가로 손실 눈덩이 진화한 '2세대 상품' 등장 - 발병 빈도·치료비 기준으로 고액·일반·소액암으로 구분… 보험료·보장 내용 차별화 오래전에 든 암보험, 유지하는 게 유리할 수도...

 

경기도 일산에 사는 맞벌이 주부 박모(45)씨는 2010년 아버지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신 후 '나도 암 보험을 들어야겠다'고 맘먹었지만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다른 보험에 암 보장을 덧붙이는 식으로 들어야 해 보험료가 비싸 망설여졌다"고 했다. 그런 박씨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월 보험료 4만~5만원에 암 종류에 따라 5000만원 이상 보험금을 주는 신상품이 최근 대거 쏟아져 나온 것이다. 박씨는 "4~5개 상품을 놓고 저울질 중"이라고 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암 보험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암 보험은 국내 보험사들의 대표 상품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다 2006년 이후 돌연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 2010년 말부터 하나둘 다시 등장하더니 7년여 만에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도 암 보험 판매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결정을 하게 됐다. 그새 어떤 일이 있었기에 퇴출됐던 암 보험이 되살아난 걸까?

◇암으로 흥한 보험, 암으로 망해

국내 암 보험은 1980년 첫선을 보였다. 보험사들의 대표 상품 중 하나로 부상한 것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다. 당시 의료보험이 막대한 암 치료비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달 보험료 2만~3만원 정도를 내고 암에 걸리면 보험금을 수천만원 받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2001년에는 생명보험사들의 암 보험료 수입이 3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급속도로 성장하던 암 보험 시장이 암초를 만난 것은 2000년대 중반. 역설적으로 암 보험 성공의 촉매제가 됐던 암 환자의 증가가 보험의 발목을 잡았다. 2000년 10만명당 214명 수준에 머물렀던 암 발생률이 매년 5~11%씩 높아지더니 2007년에는 급기야 340명까지 치솟았다. 과거 수준의 암 발병률을 토대로 암 보험 상품을 만들어 판 보험사들은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시작했다. 암의 종류와 경중(輕重)을 따지지 않고 모든 암에 보험금 수천만원을 주는 단순한 보험 상품 구조가 문제였다. 2008년 국내 보험사들은 보험료로 들어온 돈보다보험금으로 나간 돈이20%나 많았다.

암 보험이 '골칫덩이'로 전락하자 보험사들은 '상품 퇴출'에 나섰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암 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2009년에는 국내 40여 보험사 중 외국계 중소형 보험사 단 세 곳만 암 보험 상품을 취급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암 보험료 수입은 2003년의 3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이후 암 보험은 다른 보험에 가입할 때 곁다리로 들 수 있는 '특약 상품'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똑똑해진 '2세대 암 보험'의 등장

'사망 선고'를 받았던 암 보험이 회생의 실마리를 잡은 것은 2010년 무렵부터다. 2000년 시작된 국가암관리사업으로 축적된 암 관련 통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암의 종류·연령·지역·직종별 발생률과 생존율 등 보험에 유용한 정보가 10년 이상 쌓였고, 건강보험 통계를 통해 암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어느 정도 치료비가 드는지도 집계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보험개발원 오창환 팀장은 "보험은 통계 예술"이라며 "암에 대한 경험과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면서 예전보다 훨씬 정교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른바 '2세대 암 보험'이다. 2010년 8월 출시된 현대해상의 암 보험이 대표적. 2세대 상품은 통계로 파악된 암의 발병 빈도와 평균 치료비를 기준으로 고액암·일반암·소액암을 구분해 놓고 보험료와 보장 내용을 차별화했다.

예컨대 위암·폐암·간암처럼 치료가 어려운 암은 보험금 지급 기준을 높이고, 갑상샘암처럼 발병률이 높지만 치료도 가능한 암에 대한 보장은 줄여 보험료 상승을 억제했다.

정교하고 믿을 만한 통계에 기초해 암 보험으로도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있는 길이 열리자 현재 국내 보험사 중 15개사가 2세대 암 보험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비용을 들여가며 암 보장 특약이 있는 다른 보험 상품을 함께 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해소되는 셈이다. 반면 상품이 영악해지면서 보험료 대비 더 넉넉한 보장을 받기는 힘들어지기도 했다.

2세대 암 보험은 40대 기준으로 월 보험료가 4만~7만원대이다.

암 보험에 새로 가입할 때는 혹시 이전에 가입한 다른 보험 상품에도 암 보장 내용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기존 실손 의료보험이나 종신보험에 암 보장 특약을 걸어놓은 경우는 특약을 해지하고 암 보험을 따로 들 수도 있다. 다만 오래전에 1세대 암 보험을 들어 놓은 사람은 높은 보험료로 계약 갱신을 요구받지 않는 이상 2세대 보험으로 갈아타기보다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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