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7. 17:40ㆍ건강*웰빙
멀쩡하게 사물을 보다가 어느 날부턴가 사물이 잘 안보이고 뿌옇게 보인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보통 이런 증상은 녹내장과 백내장으로 인해 나타난다. 녹내장과 백내장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증상이 나타난다. 백내장과 녹내장의 공통점은 방치할 경우 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내장과 녹내장의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녹내장···뚜렷한 증상 없어 더욱 주의해야
녹내장은 어린아이에서 노인까지 다 생길 수 있는 질환이지만 40세 이후에 많이 걸린다. 또 나이가 많거나 고도근시인 경우, 가족 중 녹내장이 있는 경우, 과거 눈을 다친 경우, 장기간 스테로이드점안액을 투여한 경우, 당뇨·동맥경화증 같은 전신성질환이 있는 경우 보다 흔하게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지난 해 50대 이상 녹내장 환자 수는 2007년에 비해 65%의 증가율을 보일 만큼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녹내장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지만 일반인들의 인식은 다른 안질환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녹내장은 뚜렷한 증상 없이 말기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눈의 영양공급을 위해서는 눈 안의 물질도 계속 순환돼야 한다. 만일 방수배출구에 이상이 생겨 방수가 제대로 빠져 나가지 못하면 계속 눈 속에 고이게 되고 눈의 압력이 올라가게 된다.
눈의 방수배출구가 막힌 상태에서 모양체에 방수를 계속 생산하면 마치 고무공에 바람을 계속 불어 넣어 고무공의 내부압력이 증가해 점차 단단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렇게 생성된 방수가 넘치면 눈 속의 가장 약한 부위인 시신경이 압박 받아 망가지게 된다. 급기야 시야가 점점 좁아지게 돼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녹내장은 만성으로 안압이 서서히 올라가 아무 자각증세가 없지만 급성인 경우 두통, 안통, 구토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녹내장의 종류에는 광우각녹내장과 협우각녹내장, 정상안압녹내장이 있다. 광우각녹내장은 눈의 방수배출구가 점진적으로 망가지면서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가장 흔한 녹내장이다.
급성발작으로 발생하는 협우각녹내장은 눈의 방수배출구가 갑자기 막혀 안압이 급속도로 증가해 오심, 구토, 심한 안통, 두통 등을 호소하게 된다.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높지 않고 정상수준인데 시신경이 망가져 시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 백내장환자의 시야(왼) 녹내장환자의 시야(오) > 또 태아시기에 눈의 방수배출로 구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선천성녹내장의 경우 신생아의 눈이 지나치게 크거나 각막이 맑지 않고 눈물을 흘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안압의 정상치는 10~21mmHg로 간주되고 있지만 개인차가 있어 안압이 21mmHg보다 낮은 경우에도 정상안압녹내장과 같이 시신경 손상이 오는 경우가 있고 21mmHg보다 높아도 시신경에 변화가 없는 경우도 있어 안압의 높고 낮음만으로는 녹내장을 확진할 수 없기 때문에 전방각검사, 시야검사, 시신경검사 등 다른 검사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점안약과 내복약으로 안압을 낮춰 치료하고 이를 통해 안압조절이 되지 않으면 수술을 한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안과 성민철 교수는 "현재 나와 있는 점안약에는 방수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안약과 방수의 생산능력을 억제하는 종류의 안약이 있고 여러 종류와 농도가 있어 눈의 상태에 따라 낮은 농도에서부터 높은 농도 쪽으로 하나에서 여러 개의 약을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며 "점안약만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먹는 약을 첨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법은 크게 나눠 섬유줄절제술과 밸브삽입술이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에 의한 수술도 이용되고 있어 녹내장 치료법은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뤘다.
녹내장을 완치하는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당뇨병환자가 식이요법과 인슐린으로 혈당량을 조절하듯이 녹내장환자도 적절한 약물, 레이저치료, 수술 등으로 안압을 조절하면 시신경 손상이나 시야감소를 최소화해 즐거운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백내장···노화가 가장 큰 원인
수정체의 혼탁을 백내장이라 하는데 백내장 초기에는 특수한 기계를 이용해 관찰해야 진달할 수 있지만 수정체 혼탁이 심해지면 육안으로도 눈동자가 하얗게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병명이 백내장(白內障)이 된 것이다.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현상이다. 즉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수정체 구성성분이 변하면서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것이다.
60대가 넘어가면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듯 나이가 들면서 경도의 백내장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는 당뇨병 등의 전신질환, 눈에 직접 외상을 당한 경우, 선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스테로이드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백내장은 시력감소가 주증상이지만 눈물이 나고 눈이 충혈되거나 눈꼽이 끼는 것은 백내장 증상이 아니다. 성인의 경우 본인이 시력감퇴를 느껴 검사를 받고 질병을 알 수 있지만 선천성백내장의 경우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잘못하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백내장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할 필요는 없다. 대개 수술시기는 독서나 운전상 문제 또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때 원활한 삶과 안전운전 등을 위해 바로 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을 너무 오래 방치하면 백내장 제거가 매우 어려울 수 있으며 두 눈에 다 생겼을 때는 더 나쁜 쪽부터 먼저 시술해 완치된 후 다른 쪽을 시술한다.
시술 전 수일 전부터 아스피린과 항응고제를 먹지 않아야 하며 시술 약 6시간 전부터 먹고 마시는 것을 금해야 한다.
벡내장수술은 초음파흡인술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확대현미경을 이용해 안구 앞에 있는 각막주위를 약 3mm 정도 절개한 후 초음파수정체 흡입기를 눈 안에 끼워 넣는다. 이어 초음파로 백내장이 생겨 뿌연 수정체를 잘게 분쇄해 수정체조각들을 작은 튜브로 흡입 제거 하고 수정체 뒤 껍질만 남게 놓는다.
다음단계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수술 전 안과의는 각막의 굴곡과 눈의 길이를 자세히 측정하고 올바른 수정체를 선택한다.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으로 눈의 일부가 되며 일반적으로 시력은 백내장이 생기기 이전 상태로 회복된다.
수술 후 처음 며칠간은 눈이 가렵고 뻑뻑하며 눈물이 나고 빛에 민감한 것을 느끼지만 이러한 증상은 모두 정상적이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명준 교수는 "회복 중에는 눈을 깨끗이 하고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않아야 한다"며 "잘 때는 안대를 착용해 무의식중에 눈을 비비는 것을 방지하고 외출 시에는 적외선 차단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헬스경향 강인희 기자 inheespri@k-health.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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