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맛있는 김치찌개 집은… 육수·건더기 따라 국물맛'천차만별'
2012. 2. 14. 11:35ㆍ맛집 정보.
원조설 조선시대 '조치' 고춧가루 안 넣어 엄밀히 따지면 다른 음식
장호왕곱창·광화문집 서울에서 가장 오랜 역사
마포 공덕동 '굴다리집' 돼지비계 씹히는맛 독특
굴다리김치찌개
김치찌개는 김치를 주재료로 만든 찌개다. 간단하다. 그런데 이 음식, 결코 간단하지 않다. 우선 '김치찌개의 역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선시대 상류층(?)들의 음식인 '김치조치'가 김치찌개의 선조라는 '설'이 있다. 김치와 고기류 등 부재료를 넣고 물기가 적게 끓이거나 볶은 것이다. 비슷하지만 다른 음식이다. 김치조치에는 고춧가루가 없다. 고운 고춧가루는 일제강점기 이후 가능했다. 게다가 반가와 왕실에서는 고춧가루를 피했다. 사용하더라도 한정적이었고 오늘날 같은 붉은 김치는 조선시대에는 귀했다고 봐야 한다. 김치가 없는데 김치찌개가 있으랴?
오늘날은 '김치찌개 전성시대'다. 불과 30~40년 정도 만에 김치찌개는 전국을 평정했다. 그러나 '극강의 김치찌개'는 드물다. 김치찌개 맛집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의견은 늘 완전히 갈라진다. 왈가왈부하다가 마지막에는 "우리 집 김치찌개가 제일 맛있어!"라는 엉뚱한 주장이 나온다.
김치찌개 육수에 다다르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맹물, 콩나물 삶은 물부터 14가지 재료를 넣고 고은 육수도 나온다. 김치찌개, 어느 방송국의 개그 프로그램처럼 '애정남'이 나타나서 이 애매한 상황을 정리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오래된 김치찌개 맛집들은 불과 30~40년 정도의 업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집은 '장호왕곱창'과 '광화문집'이다. 두 집 모두 처음부터 김치찌개 전문점은 아니었다. '장호왕곱창'은 제목대로 '곱창집'이었다. 점심 메뉴로 내놓았던 김치찌개가 인근 서소문 일대의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여의도, 종로, 서대문 등에 체인점을 확장했다. '광화문집'은 허름한 재개발 지역에 있다. 묘하게 생긴 미니 2층인데 원래 실비집이었다. 두 집 모두 시큼한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서울 중구 방산시장 옆의 '은주정'은 묘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주 메뉴가 삼겹살과 김치찌개 2종류다. 점심에는 김치찌개만 팔고 저녁에는 삼겹살과 술안주류 몇 가지만 판다. 대신 저녁에는 삼겹살을 먹을 때, 김치찌개는 밑반찬으로 나온다. 밑반찬이지만 건더기로 쌈을 싸먹을 정도로 양과 내용이 푸짐하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 무렵의 '성일정육점'은 왕십리 일대에서 이름난 고기 집이었다. 뚝섬으로 이사한 다음 점심 메뉴로 김치찌개를 내놓았는데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고기가 푸짐하고 김치도 수준급이다.
대모산 자락 구룡마을의 '참맛골'은 특이한 집이다. 대모산을 등반하는 사람들이 보양식을 먹던 집이다. 어느 날부터 김치찌개가 유명해졌다. 별로 친절하지도 않고 예약 관리도 허술하다. 김치찌개는 1인분이 1만원이고 2인분부터 가능하다. 비싸고 위치도 불편하다. 김치찌개의 맛이 뛰어나지 않으면 가지 않을 집인데 김치찌개 마니아들은 꾸준히 간다.
재미있는 것은 다섯 집 모두 김치찌개 전문점이 아니라 다른 메뉴로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굳이 김치찌개를 찾으면서 엉뚱하게 김치찌개 맛집으로 더 알려졌다는 점이다.
마포 공덕동로터리 '굴다리김치찌개'는 정확히 표현하자면 '김칫국 집'이다. 손님마다 따로 냄비를 내놓는 식이 아니라 큰 솥에서 한 그릇씩 퍼주는 스타일이다. 경상도, 강원도 내륙의 음식인 '갱시기'는 "다시 끓여 먹는다"는 '갱식更食'에서 시작되었으리라 짐작한다. 물론 '갱식'이라는 표현은 널리 쓰지 않는다. '갱시기'는 묵은 김치에 멸치 정도를 부숴 넣고 끓인 다음, 먹을 때마다 다시 끓여서 여러 차례 먹는 음식이다. '굴다리김치찌개'는 40년 가까운 업력을 지니고 있고 모자가 각각 가게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설겅거리며 씹히는 돼지비계가 독특하고 김칫국 리필도 가능하다.
업력이 3년인 서울 부암동의 '오로지김치찌개'도 재미있는 집이다. 우선 '굴다리김치찌개'와 마찬가지로 뚝배기에 한 그릇씩 따로 끓여 준다. 김치찌개가 아니라 김칫국 느낌이 난다. 이집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육수를 사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못 박았다. 달싹하면서도 칼칼하다. 마치 카페 같은 내부 분위기에 음식에 대해서 신념을 지닌 오너쉐프가 김치찌개를 내놓는다. '오로지' 김치찌개만을 고집하고 김치찌개 전문점으로 문을 연 보기 드문 경우다.
'인사동김치찌개'집은 인사동 경인미술관 뒷골목 외진 곳에 있다. 이집은 간판이 없다. 벽에 '김치찌개'라고 메뉴만 적어 놓았는데 끝내 간판은 찾을 수 없다. 자주 가는 사람들이 "인사동에 있는 김치찌개집이니 '인사동김치찌개'라고 하자"라고 암묵적 합의를 해서 '인사동김치찌개'라고 부른다. 인사동의 비싼 물가에 비하면 상당히 '착한 가격'으로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다.
대구 앞산 순환도로에 '김치단지'도 '오로지김치찌개'와 비슷한 식당이다. 김치찌개, 김치 전문점으로 문을 열었고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못 박았다. 앞산 등산객들을 중심으로 널리 알려졌고, 순한 김치찌개 맛이 수준급이다.
전북 김제의 '명천슈퍼'는 이름부터 '도깨비' 같은 집이다. 지금도 슈퍼마켓이다. 가게 한쪽에서 고기를 팔았다. "고기도 파는 동네 슈퍼마켓"이 어느 날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내놓았다. 돼지 앞다리 살 그것도 당일 도축한 생고기만 사용하니 김치찌개 맛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인근 전주, 군산, 익산의 식객들 사이에 이름을 얻었고 드디어 '전국구 김치찌개 맛집'이 되었다.
오늘날은 '김치찌개 전성시대'다. 불과 30~40년 정도 만에 김치찌개는 전국을 평정했다. 그러나 '극강의 김치찌개'는 드물다. 김치찌개 맛집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의견은 늘 완전히 갈라진다. 왈가왈부하다가 마지막에는 "우리 집 김치찌개가 제일 맛있어!"라는 엉뚱한 주장이 나온다.
김치찌개 육수에 다다르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맹물, 콩나물 삶은 물부터 14가지 재료를 넣고 고은 육수도 나온다. 김치찌개, 어느 방송국의 개그 프로그램처럼 '애정남'이 나타나서 이 애매한 상황을 정리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오래된 김치찌개 맛집들은 불과 30~40년 정도의 업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집은 '장호왕곱창'과 '광화문집'이다. 두 집 모두 처음부터 김치찌개 전문점은 아니었다. '장호왕곱창'은 제목대로 '곱창집'이었다. 점심 메뉴로 내놓았던 김치찌개가 인근 서소문 일대의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여의도, 종로, 서대문 등에 체인점을 확장했다. '광화문집'은 허름한 재개발 지역에 있다. 묘하게 생긴 미니 2층인데 원래 실비집이었다. 두 집 모두 시큼한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서울 중구 방산시장 옆의 '은주정'은 묘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주 메뉴가 삼겹살과 김치찌개 2종류다. 점심에는 김치찌개만 팔고 저녁에는 삼겹살과 술안주류 몇 가지만 판다. 대신 저녁에는 삼겹살을 먹을 때, 김치찌개는 밑반찬으로 나온다. 밑반찬이지만 건더기로 쌈을 싸먹을 정도로 양과 내용이 푸짐하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 무렵의 '성일정육점'은 왕십리 일대에서 이름난 고기 집이었다. 뚝섬으로 이사한 다음 점심 메뉴로 김치찌개를 내놓았는데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고기가 푸짐하고 김치도 수준급이다.
대모산 자락 구룡마을의 '참맛골'은 특이한 집이다. 대모산을 등반하는 사람들이 보양식을 먹던 집이다. 어느 날부터 김치찌개가 유명해졌다. 별로 친절하지도 않고 예약 관리도 허술하다. 김치찌개는 1인분이 1만원이고 2인분부터 가능하다. 비싸고 위치도 불편하다. 김치찌개의 맛이 뛰어나지 않으면 가지 않을 집인데 김치찌개 마니아들은 꾸준히 간다.
재미있는 것은 다섯 집 모두 김치찌개 전문점이 아니라 다른 메뉴로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굳이 김치찌개를 찾으면서 엉뚱하게 김치찌개 맛집으로 더 알려졌다는 점이다.
마포 공덕동로터리 '굴다리김치찌개'는 정확히 표현하자면 '김칫국 집'이다. 손님마다 따로 냄비를 내놓는 식이 아니라 큰 솥에서 한 그릇씩 퍼주는 스타일이다. 경상도, 강원도 내륙의 음식인 '갱시기'는 "다시 끓여 먹는다"는 '갱식更食'에서 시작되었으리라 짐작한다. 물론 '갱식'이라는 표현은 널리 쓰지 않는다. '갱시기'는 묵은 김치에 멸치 정도를 부숴 넣고 끓인 다음, 먹을 때마다 다시 끓여서 여러 차례 먹는 음식이다. '굴다리김치찌개'는 40년 가까운 업력을 지니고 있고 모자가 각각 가게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설겅거리며 씹히는 돼지비계가 독특하고 김칫국 리필도 가능하다.
업력이 3년인 서울 부암동의 '오로지김치찌개'도 재미있는 집이다. 우선 '굴다리김치찌개'와 마찬가지로 뚝배기에 한 그릇씩 따로 끓여 준다. 김치찌개가 아니라 김칫국 느낌이 난다. 이집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육수를 사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못 박았다. 달싹하면서도 칼칼하다. 마치 카페 같은 내부 분위기에 음식에 대해서 신념을 지닌 오너쉐프가 김치찌개를 내놓는다. '오로지' 김치찌개만을 고집하고 김치찌개 전문점으로 문을 연 보기 드문 경우다.
'인사동김치찌개'집은 인사동 경인미술관 뒷골목 외진 곳에 있다. 이집은 간판이 없다. 벽에 '김치찌개'라고 메뉴만 적어 놓았는데 끝내 간판은 찾을 수 없다. 자주 가는 사람들이 "인사동에 있는 김치찌개집이니 '인사동김치찌개'라고 하자"라고 암묵적 합의를 해서 '인사동김치찌개'라고 부른다. 인사동의 비싼 물가에 비하면 상당히 '착한 가격'으로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다.
대구 앞산 순환도로에 '김치단지'도 '오로지김치찌개'와 비슷한 식당이다. 김치찌개, 김치 전문점으로 문을 열었고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못 박았다. 앞산 등산객들을 중심으로 널리 알려졌고, 순한 김치찌개 맛이 수준급이다.
전북 김제의 '명천슈퍼'는 이름부터 '도깨비' 같은 집이다. 지금도 슈퍼마켓이다. 가게 한쪽에서 고기를 팔았다. "고기도 파는 동네 슈퍼마켓"이 어느 날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내놓았다. 돼지 앞다리 살 그것도 당일 도축한 생고기만 사용하니 김치찌개 맛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인근 전주, 군산, 익산의 식객들 사이에 이름을 얻었고 드디어 '전국구 김치찌개 맛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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