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한방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만(76.5%), 이용률은 낮은 것(6%)으로 나타났다.
신뢰는 하지만 정작 외면하는 이유는 뭘까? 제한된 건강보험 적용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방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낮고 한의학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는다는 데 있다.
중부대 한약제약과학과 겸임교수이자 동구한의사회 화장 조원 원장이 이번 칼럼으로
지난 회에 이어 맛과 향이 좋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차에 대해 더 알아보겠다.
차로 쓸 수 있는 약재의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맛과 향만 좋다고 모든 차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소개하는 차들은 비교적 장기간 복용해도 크게 해가 되지 않는 차들이다.
◇간과 신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산수유차
최근 광고로 유명해진 산수유차에 대해 알아보자. 산수유의 맛은 호불호가 갈린다.
맛이 시기 때문이다. 신 맛을 좋아하는 경우에는 청량감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신 맛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라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산수유는 탄닌 성분을 가지고 있어 그냥 끓일 경우 시고 떫다. 그러므로 구기자와 같이 찌거나 거뭇하게 볶아야 한다.
산수유는 수삽약이라 하여 간과 신장을 보하므로 정력감퇴, 여성 대하, 중년 남녀의 소변 문제를 치료하는 약이다.
경기도와 경북에서도 많이 재배하지만 역시 최대 산지는 구례이다.
집에서 재배한 산수유를 차로 끓일 경우는 씨를 빼고 써야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뇨환자에게 효과적인 상엽차
뽕잎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누에의 먹이로 많이 재배되어 누에의 뱃속은 거의 뽕잎으로 가득 차 있을 정도이다.
뽕잎은 상엽이라 하여 본래 기침감기나 몸살두통에 사용되었으나 최근 당뇨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며
당뇨환자의 음용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뽕잎을 가늘게 잘라 차를 만들 때처럼 덖으면 향과 맛이 차 못지 않게 좋다.
어린 잎을 쓰는 것이 맛이 더 좋다.
◇여성 피부건강에 좋은 맥문동차
맥문동은 길가의 화단에 흔히 식재되어 있다. 보라색 꽃도 아름답다. 하지만 관상용 맥문동은 뿌리가 가늘어
약용하기에는 어렵다.
맥문동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볶아서 써도 구수하고 그냥 끓여도 구수하다.
한방에서는 보음약으로 분류되어 폐나 기관지가 약해 기침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피부가 거칠고 변이 된 경우에 쓰면 좋다.
기침을 달고 사는 노인이나 어린이, 피부가 거칠고 변비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유용하다.
주요산지는 충남 청양, 경남 밀양, 전남 화순 등이고 한 여름에 채취한 것이 알이 굵어 좋은 데 가급적 심지를 빼고 써야 한다.
◇소화 촉진하는 진피차
귤이 많이 나는 계절이다. 귤껍질을 진피라 한다. 귤껍질은 대개 그냥 버리게 되는 데 잘 씻어 말리면
이 또한 훌륭한 차가 된다. 말리지 않고 쓸 경우에는 신 맛이 강하나 잘 말려 볶아 쓰면 신 맛도 많이 약해지고
맛도 구수해져 차로 마시기 좋다.
한방에서는 이기약이라 하여 소화를 촉진시키고 기침가래로 인해 가슴이 답답한 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제주에서 가장 많이 나고 가정에서 귤을 먹은 후 잘 씻어 말려 활용해 볼 만 하다.
이외에도 약차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숭늉도 훌륭한 차이다.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 쌀밥을 먹은 후 같은 재료로 차를 끓이게 되면 훌륭한 소화제가 된다.
연한 쌀물은 쌀밥의 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잔반이 남지 않아 음식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이상에서 차로 음용할 수 있는 약재를 알아보았다. 소개한 차들은 대개 어린 아이도 좋아할 만한
맛과 향을 가져 보리차와 더불어 가정용 음료수로 쓸 만하다 하겠다.
필자의 어린 자녀들도 좋아하는 차들이다. 위의 차들은 하나씩 끓여서 먹을 수도 있지만 두세 개를 조합해서
차를 끓여도 향이나 맛이 좋다. 필자가 좋아하는 조합은 구기자 5에 산수유 1 비율이다.
구수하면서도 약간 새콤한 향이 있어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또 국화차, 찔레꽃차, 감잎차, 두충차, 칡차, 칡꽃차, 단풍잎차 등도 먹 을만 하다 하겠다.
하지만 맛과 향이 호불호가 있고 일부 차는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도 생길 수 있어 소개는 다음으로 미루어야겠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야관문주, 봉삼주 등)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가 있기 때문에 몸에 좋다는 말만 듣고
복용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원한의원 원장·동구한의사회 회장·중부대 한약제약과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