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생각

2012. 3. 23. 17:39세상사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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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생각

 

 한국 동란이 끝나고  사회가 안정을 찾으며 출산율이 증가하였다.

1955년부터 9년간 태어났던 아이들의 수는 800만명을 웃돌았으나 그간 100만명 가량이 사망하고 연령대별로 70만~80만명만이 생존하여 현재

전체 인구는 700만명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베이비 부머들이 살아온 지난 50여년의 세월은 ‘대한민국 현대사’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년기에 ‘빈곤의 시대’를 거쳐, 청년기에 ‘군사독재 시대’를 경험했고, 중년의 시기에 ‘민주화 시대’를 맞이했으며, 장년기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대’를 겪었다.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바람에 휘말려 인생의 후반전이 마음대로 풀리진 않고 있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평생의 꿈이었던 ‘빈곤의 극복’과

‘민주주의’를 성취했다는 점에서 행복한 세대라고 할 만하다.

지난 55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규모(GDP)는 무려 600배나 커졌고 1인당 국민소득은 65달러에서 2만달러로 높아졌다.

짧은 기간 동안 이런 성취를 이뤄낸 나라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많은 성취를 이룬 베이비 부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부모로 부터 근면 성실함을 물려 받았으며 부모의 희생과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산업화되는 사회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선택의 문제일 뿐이지 일자리는 구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속되는 고도 성장 기간 동안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을 교육하고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젊음을 희생하고 자신들을 뒷바라지 한, 노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여생이 얼마가 될지 모르는 부모 세대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가 있고 자녀들에게 자신들이 커온 환경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하여 자녀들이 보다 나은 기회를 갖고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책임감도 있다. 

정작 생각해 보지 못할 만큼 빠르게 증가하는 자신들의 평균 연령에 맞게 노후를 준비할 여유를 가진 사람들은 많지 않다.

 

늘어나는 평균 수명을 고려하면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야 하지만, 이미 한국 경제는 산업구조 개편과 정보기술의 이용으로 고용 증가 없는 경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IMF 이후 오히려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 등으로 정해진 기간 보다도 빠른  은퇴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1차 직장에서 은퇴한 베이비 부머들이 경험을 살려 다시 직업을 가질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녀 세대와 일자리를 경합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근로 의지가 있는 많은 사람들이 단순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고도 성장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이 단계적 성장을 통해 해결한 시행 착오와 모순들을 동시에 경험해야 하는 어려움을 가져다 주었다.

경제적 성취에 비해 정치적, 사회적인 시스템의 발전은 미진하며, 문화와 국민의식의 발전은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갈등들은 대부분 기성세대인 베이비 부머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로 세대간 갈등과 배우자간 갈등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아버지로서의 베이비 부머들의 역할은 급격히 약화되어 가치 판단 기준을 제공하는 전통적인 아버지의 역할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경제 발전과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수명은 90세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초고령화 사회를 위한 준비는 어디에도 되어 있지 않다.

여생에 대한 불안으로 우리가 배려하고 좋은 삶의 환경을 물려줘야 할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방식으로 삶의 문제를 풀어가고 있으니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 것 같다.

우리 세대가 지금까지 이룩하고 누려온 생활의 풍요와 권리를 누리기 위해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워서는 안된다.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종의 번영을 책임져야 할 동물임에 틀림이 없다면 우리는 동식물이 자식과 다음 세대의 성장을 위해 어떤 희생과 배려를 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배워야 한다.

가까이는 우리 부모와 선조들이 우리들에게 어떻게 했는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공존을 가르쳤으며 대가 없는 희생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스스로 많이 이루고 많이 베풀었다고 했지만, 돌이켜 보면 받은 것이 더 많지 않은가. 그리고 또 준 것이 더 많으면 어떤가,

나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같은 세대를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해 나누고 베풀 준비가 되어 있다면

베이비 붐 세대의 미래는 걱정스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