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9. 11:05ㆍ세상사는 얘기
<앵커>
한밤중 컴컴한 도로에서 빛을 반사해서 차선을 알려주는 시설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안돼 태반이 무용지물입니다.
뭐든지 직접 들고 나오는 김종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들고 나왔죠? (네. 들고 나왔습니다.) 어떤건지 보여주시죠.
<기자>
네.
제가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게 시선 유도봉이란 건데, 이름은 생소하지만 차 타고 다니면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 봉에 붙은 이 은색 스티커가 빛을 반사해주는 건데 가로등이 없는 곳에서도 자동차 전조등 빛을 받으면 마치 조명 켜 놓은 것 처럼 환하게 빛이나야 정상입니다.
이 시선 유도봉이 야간에 얼마나 중요한지, 거리에선 어떤지 실제상황이 녹화된 블랙박스를 보시죠.
저도 운전을 하는데 이렇게 비 많이 오는 날은 싫어합니다.
차선이 안 보이기 때문이죠.
딱 봐도 차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중앙선, 그러니까 빨간 원으로 표시된 곳의 이 반짝이 하나 보고 사람들이 차선 보면서 가는데 아니나다를까, 없어지니까 차 한대가 휘청거리면서 차선을 넘어와 버립니다.
이번엔 한밤중 고속도로입니다.
뭐가 찍힌 건지도 모르게 캄캄한데, 역시 유일하게 보이는 건 제가 좀전에 보여 드렸던 유도봉의 반짝이는 빛뿐입니다.
이번에도 이 유도봉이 없는 구간이 나오자, 맞은편에서 오던 차가 중앙선을 넘어와 버립니다.
두 편의 영상 모두 화면이 잘 안보일 정도로 너무 어둡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캄캄해도 빛을 반사하는 유도봉만 있으면 등대역할을 해줘서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게 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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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떨때는 이거 하나 믿고 가는 경우도 많은데 전혀 길잡이 역할을 못 해주고 있네요?
<기자>
네, 밤에 직접 도로를 나가보니까 제대로 빛나는 유도봉이 사실 드물 정도였습니다.
한 단체가 조사해 보니까, 서울과 경기 지역 주요 도로에 설치된 빛 반사 시설물 약 1만 개 중에 70% 정도가 불량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설치 안 한 거나 마찬가지죠.
취재 내용 함께 보시죠.
제가 나간 곳은 보시다시피 차선이 분리되는 곳이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까딱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사고 나지 말라고 저렇게 안전지대도 그려놓고 그 앞에 시선유도봉을 설치를 해놨는데, 이게 멀리서 보면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시커멓게 때타고 찢어지고, 빛을 반사할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번엔 바닥에 박혀서 빛을 내는 표지벙이란 시설물입니다.
원래 딱 붙어 있어야 할 빛 반사판은 언제 떨어져 나갔는지 온데간데 없고, 쇠로 된 시설물은 흉물스럽게 깨졌습니다.
어딜가나 이렇게 관리가 엉망인 곳이 많았는데, 가로등이 없거나 도로구조가 복잡한 곳일수록 이러면 사고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복잡한 시설물도 아닌데 왜 관리가 안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도로를 관리하는 기관에선 예산문제, 인력문제 등을 들고 있습니다.
이 봉 교체하려면 새로 다 사야지, 기존 봉 뽑아 내야지 이런 것들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건데요.
그 예산을 일일이 감당 못 한다는 말에 전문가들은 반박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스티커만 교체해줘도 쉽게 새것처럼 쓸 수가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했을 경우 그렇지 않았을 경우와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봤습니다.
왼쪽이 새것, 오른쪽이 헌 것입니다.
나란히 세워놨더니 보시죠, 차이가 확연하죠.
기계로 측정해 보니까 밝기를 나타내는 수치가 10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앞서 전체 유도봉의 70%가 문제가 있다고 전해 드렸죠.
수천 개인데 물론 그걸 다 교체하려면 돈이 많이 들겠죠, 하지만 반사 스티커만 교체를 한다거나, 그것도 어려우면 시커멓게 묻은 매연만 닦아내도 저렇게 반짝반짝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의 안전을 지킬 손쉬운 방법이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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