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고기' 삼겹살 진짜 맛있는 곳 4
2012. 12. 8. 17:58ㆍ맛집 정보.
↑ [조선닷컴]맛찬들왕소금구이
↑ [조선닷컴]가산통통
↑ [조선닷컴]꺼먹촌
↑ [조선닷컴]가연생고기
우리야 다들 잘 알다시피 삼겹살에 목숨 거는 민족이지만 그 지극한 사랑은 안타깝게도 우리만의 이야기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그만 못한 취급을 받느라 가격도 여느 부위 보다 크게 낮은 형편은 돼지고기 소비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국내산 돼지의 삼겹살을 제외한 다른 부위를 헐값에 외국으로 수출하고 외국에서는 또 그들의 비선호부위인 삼겹살을 우리나라로 싸게 파는 국제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그런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2011년 서울시에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식선호도 1위에 삼겹살구이가 당당히 뽑혔고 외국 한식당의 대표메뉴로도 든든히 자리 잡았다. 삼겹살의 선호가 우리만의 것이 아니게 되어 외로움을 덜게는 되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가뜩이나 갈수록 치솟아 가는 가격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여건에서 더 비싸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삼겹살구이도 유행이 있어서 시대마다 그 먹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예전에는 알루미늄호일을 깔고서 냉동고기를 얇게 썰어 바삭하게 바짝 익혀 먹는 식이 오랫동안 일반적었다. 근래에는 생고기를 스테이크처럼 두껍게 썰어서 와인 등에 재웠다 굽거나 짚불이나 참숯에 겉만 노릇하게 구워 먹는 식이 인기를 모으면서 삼겹살의 고급화를 선도하고 있다. 여러 방식 중에서 질 좋은 생고기를 몇 센티의 두께로 큼지막하게 잘라 참숯에 직화로 구워 먹는 식이 그 맛에서 큰 차별화가 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맛있는 삼겹살집이 궁금하다. 외식산업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삼겹살을 먹을 곳은 많지만 막상 맛있는 집을 찾기란 어렵다. 삼겹살 분야가 귀족처럼 인기를 높여가고 있는데 특별하게 잘 한다는 집을 모아 소개한다. 모두 국내산 돼지고기를 제공하는 곳이다.
인천 가연생고기
그리 좋지 않은 상권임에도 돼지 참숯 직화구이 전문점으로 지난여름 문을 열어 입소문 덕에 멀리서도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는 인기 업소다.
고급 소고기구이집에나 가야 제공되는 질 좋은 참숯에 구리망 불판을 얹어 내는데, 한 눈에도 그 질과 선도가 파악되는 암퇘지의 두꺼운 생삼겹살을 구워서 씹어 보면 구수한 참숯향이 입안과 코를 가득 채우고 촉촉하며 고소한 육즙에 정신이 번쩍 든다. 이제껏 얇은 삼겹살을 가스불판에 바삭하게 구워서 먹기만 했던 이들에게는 돼지기름 맛만이 아닌 깊은 풍미와 독특한 식감이 꽤나 새로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집의 흑돼지 목살구이를 더 높이 치는데, 기름이 적으면서 고기 본연의 풍미를 더 즐길 수 있어서다. 깔끔한 분위기이지만 서비스가 살가운 편은 아니다.
생삼겹살 생목살 180g/1만1000원
주소 인천시 서구 왕길동 642-5 전화 (032)565-7732
서울 논현동 꺼먹촌
양대창구이 전문점으로 운영을 하다가 참숯구이 돼지생고기집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인기업소로서 제주산 흑돼지를 쓰는데, 오겹살에 박혀있는 검은 털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역시나 매우 두툼하게 썰어내는 고기의 질이 뛰어나다 보니 다른 집들은 양념처리 후에나 판매가 가능한 껍질을 여기서는 그냥 구워먹게 되는데, 거슬리는 냄새 따위는 느낄 수 없으니 고기의 질에 대한 자신감이 흘러넘친다고 봐야할 듯.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꼼장어(먹장어)구이 또한 인기메뉴로서, 어린애들 팔뚝 굵기의 꿈틀거리는 몸부림을 보고 있자면 영화 에일리언의 괴물이 떠오르는 긴장감이 들기도 하지만 가느다란 굵기의 것들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깊은 맛과 식감에 금세 젖어들게 된다. 꼼장어를 구워 먹고는 돼지고기로 마무리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며 그 사이에 양고기구이도 끼워 넣을 만 하다.
돼지도 그렇지만 꼼장어와 양고기를 질 좋은 참숯에 직화로 구워 먹는 경험은 색다르면서 훌륭하다. 식사로는 찌개류가 나은 편이고 운이 좋으면 당일 도축된 전남산 한우의 생고기회를 맛볼 수도 있다..
오겹살 180g/1만6000원 목살 180g/1만4000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95-8 전화 (02)544-6951
서울 가산동 가산통통
여기도 원래는 오리 중심의 고깃집에서 최근에 참숯돼지생고기구이 전문점으로 전환을 하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업소다
오겹살은 제주산을 목살은 지리산 것을 가져다 쓰는데 질 좋은 참숯에 얹히는 불판이 가느다란 철사 굵기인 게 독특하다.
앞서의 두 집 정도는 아니지만 두툼한 두께의 고기를 참숯직화로 구워 먹는 풍미는 분명 즐겁다.
메뉴전환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고기의 숙성 정도를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듯 하니 취향에 따라 그 정도를 골라 주문하는 것이 좋다. 안정화가 완성되면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곳이겠다.
개인적으로는 목살이 더 나은 듯하고 식사로는 차돌된장과 김치찌개가 먹을 만 하다. 부대찌개의 솜씨가 어지간한 전문점을 따라 잡고도 남을 수준이면서 일인분에 6000원인 이유는 지역 특성 탓에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렇다고 해서 허름한 분위기는 아니고 주차도 가능하며 역에서도 아주 가깝다. 부대찌개의 김치 량은 조절이 필요할 듯. 손님이 점심식사 때 테이블에서 달걀프라이를 직접 해먹게 만든 기본서비스가 재미있다.
생오겹살 180g/1만2000원 생목살 180g/1만4000원
주소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371-28 우림라이온스밸리 a동 2층 전화 (02)2026-5666
경기도 광명시 맛찬들왕소금구이
대구시의 유명 돼지고기구이집 분점으로 수도권에서는 본점 보다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쉽게도 참숯이 아닌 가스불로 굽는 형식이다 보니 앞서의 업소들과는 풍미가 좀 다르지만 질 좋은 돼지 생삼겹살을 3.5cm라는 박력 있는 두께로 썰어서 구워 먹는 맛이 좋다.
고기를 정량대로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접시에 계근표를 붙여서 상에 낸다. 또 불판의 온도를 측정기로 잰 후 알맞은 온도에서 고기를 얹어 굽는 부분을 보면 그릴링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듯 하다. 신안산 함초 소금, 국내산 좋은 품질의 쌀과 숙성지 등 선별된 식재료로 구성한 기본찬으로 경쟁력을 보강해 고객의 반응도 좋은 편. 차림과 음식에서 업주의 열의가 엿보인다. 그러나 쫀득하고 탱글거리는 식감의 삼겹살에 비해 목살에서 삼겹살만큼의 만족도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숙성이 과해서가 아닌가 싶다.
한우고기를 넉넉하게 넣어 진한 국물의 한우국밥과 경상도식 김칫국인 갱시기가 식사로 인기 있는데, 거기에다 강원도산 시래기를 푸짐히 넣어 지은 시래기밥을 곁들이면 제대로 된 식사가 된다.
맛을 더 올리려면 참숯으로 바꿀 것을 권해 보지만 그야 업주 마음에 달린 것 아니겠는가.
삼겹살 목살 각 150g/1만1000원
주소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382 다인빌딩 1층 전화 (02)2617-4600
고기 직화구이에 있어서 참숯의 중요성은 단순히 맛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공사용 폐목재나 가구를 톱밥 형태로 갈아 발화제를 섞어서 만드는 합성탄(열탄 혹은 야자탄)의 유해성은 이미 수차례 크게 지적되었고, 번개탄과 연탄도 고기구이에의 직접 사용은 삼가야 할 연료인 이유로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적은 참숯의 사용이 필요하다. 업소 여건이나 비용 때문에 참숯 쓰기가 어려우면 차라리 가스불이 나은데 맛은 떨어질지 몰라도 유해성은 더욱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남들이 좋다고 칭찬하는 유명 직화구이 고깃집 중 상당수를 사용연료 때문에 본인은 가질 않고 있는데, 여러분의 단골집은 어떤 연료를 쓰는지 살펴보는 게 어떨까. 맛이나 가격을 위해 건강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글·사진 박태순(gundown) 음식칼럼니스트 blog.daum.net/gun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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