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8. 16:39ㆍ여행.관광·정보
대한민국의 '보물창고'인 '국립중앙박물관'과 주한 미군부대 주둔지가 녹색 쉼터로 변한 '용산가족공원'을 휘둘러 '한강대교'를 건너 노량진의 '사육신공원'에 이르는 걷기 코스는 서울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역사 탐방 코스다. 걷기만을 고집,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구 용산동 6가)에 입장하지 않더라도 박물관 주변에 널려 있는 각종 유물을 통해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박물관을 둘러싸고 조성된 용산가족공원과 한강철교(한강대교)를 걸으면서는 가슴 '짠'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반추하기도 한다. 이번 코스의 종착점으로 택한 사육신공원에서는 또 다른 선조들의 역사를 만나다.
↑ 용산가족공원의 산책로는 옛 석탑과 함께 걷는 길이다. 석탑은 물론 보신각종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다른 길에서 느낄 수 없는 문화적 향취도 함께 얻을 수 있다. 18일 용산가족공원의 석탑이 늘어선 길에서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05년 10월 현재의 자리에 새롭게 건립됐다. 30만㎡의 방대한 공간에 30만여 점 (2012년 1월 기준)의 유물을 보관, 전시하는 세계적 규모의 박물관이다.
전체 유물을 꼼꼼히 살핀다면 약 일주일의 시간이 걸린다는 방대한 규모이니 박물관이 선정한 '중요 유물 100선' 등의 코스 선택을 하거나 시간을 가지고 나누어 관람하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시관 단위로 운영되는 해설사의 안내 시간을 이용하거나 자동 안내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오늘은 '걷기'가 목적인 관계로 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그러나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라는 사실과 요일별로 야간 개장도 한다는 사실은 참고 사항. 전시물에 대한 해설은 물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걷기 일정을 짤 때 미리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의외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코스는 역사의 향기 물씬 나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시발점으로 해서 충절과 절개의 상징인 사육신 사당이 모셔진 사육신 공원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볼거리 많은 다른 여타 코스와 마찬가지로 걷는 시간과는 별도로 박물관과 유적지 관람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다면 최고의 '걷기 코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에 들 수 있다.
박물관 앞길을 지나 '거울못'을 끼고 돌면 오른쪽으로 석탑들의 보인다. 이정표에서 '석조물공원'을 확인하고 따라가면 '국보 100호'인 '남계원 칠층석탑'을 비롯, '갈항사 동서삼층석탑', '고달사 쌍사장 석등', '천수사 5층 석탑' 등 삼국시대에서 고려, 조선 시대를 망라한 역사를 접할 수 있다. 연대를 달리하는 여러 석탑들을 보고, 숲길을 지나 '미르폭포'를 들러 용산가족공원으로 진입한다.
용산가족공원은 최대한 바깥쪽 길을 따라 걷는다. 운동효과는 물론 중간 중간 흙길의 포근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맨 바깥쪽, 아직은 미군부대와의 경계를 위해 높게 처져 있는 담 밑 길을 따라 걸으면 최대로 넓게 돌게 된다. 박물관 뒤편으로 돌아 나오는 길에서는 또 하나의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매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들어 온 '보신각종'이다. '원조' 보신각종인 셈이다. 보물 2호인 보신각종의 보호를 위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현재 보신각에서 타종하는 종은 1986년에 새로 만든 것. 보신각종은 원래는 1395년(태조 4) 종로 운종가(雲從街)에 종각을 세웠고 권근이 찬문을 쓴 종을 매달았다고 한다. 이 종은 1468년(세조 14)에 다시 주조했으나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됐고, 지금의 보신각종은 서울의 서대문인 돈의문(敦義門) 안 정릉사(貞陵寺)에 있었으나, 정릉사가 폐사되어 다시 원각사(圓覺寺)로 옮겼다고 한다. 이 종을 중종 때 숭례문(崇禮門·남대문)에 걸려고 하다 임진왜란 뒤 종로 종각에 걸었다가 이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이관, 보존하고 있다. 종로 종각에는 1986년 새로 만든 종이 걸려있다. 양식과 조식에 큰 특징은 없지만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국보 29)에 비견되는 대종이다.
박물관 뒤쪽에도 걷기 좋은 길은 이어진다. 이곳에는 각종 천연염색의 원료로 쓰이는 식물들을 모아놓은 전통염료식물과 전통놀이마당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촌역으로 돌아와 2번 출구로 들어가 길 건너 신용산초등학교 방향인 3-1번 출구로 나온 후 굴다리를 통해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 한강대교를 바라보고 걷는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있지만 안쪽에 조성돼 있는 '흙길 산책로'를 이용하면 한강의 정취는 물론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 '그만이다'이다. 이 길을 걸을 때는 두 팔을 쭉쭉 벌려 올리며 걷는 '걷기 기본동작'을 해보도록 권하고 싶다. 평소 걷기를 운동 삼아 하는 사람들도 주위를 의식, 그냥 땅만 쳐다보며 걷기 일쑨데, 이곳에서는 좀 폼을 갖춰도 누가 뭐랄 사람이 없다. 다들 그렇게 걸으니까…. 곧게 난 길에다 흙길이기에 걷기 운동을 하는 데는 최적이다.
한강대교 북단(용산 쪽)에 나 있는 계단을 통해 대교를 건넌다. 대교 남단에서 사육신공원으로 가는 길은 복잡하기는 하지만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최근 개통된 9호선 노들역을 오르내리는 것이 안전하다.
기자가 사육신공원을 찾은 16일에도 복잡한 네거리에서 추돌사고가 일어나 승용차 운전자가 중상을 입는 사건을 목격했다. 무단횡단은 금물. 박물관-용산가족공원-한강둔치-한강대교-사육신공원에 이르는 코스에 소요되는 시간은 휴식시간을 제외한다면 2시간여면 족하다.
박광재 기자 kj5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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